*시디에 기스가 다소 있습니다. 가격 인하.

01. Intro
02. Funkin' Around
03. Ain't No Thang
04. So Fresh, So Clean
05. Rosa Parks
06. Whole World, The - (featuring Killer Mike)
07. Aquemini
08. B.o.b
09. Southernplayalisticadillacmuzik
10. Crumblin' Erb
11. Ms. Jackson
12. Player's Ball
13. Elevators (me & You)
14. Spottieottiedopaliscious
15. Git Up, Git Out
16. Movin' Cool (the After Party)

1993∼2001, Outkast's Space Odyssey [Big Boi And Dre Present...Outkast]

진지한 탐구와 실험 정신으로 점철된 9년간의 음악사
아웃캐스트(Outkast)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최근 팝 음악 씬의 트렌드와의 연관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고 그들이 구닥다리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가 하면 그것 또한 아니다. 새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대중들은 물론 매니아들조차도 예상하지 못하는 음악들을 선보이는 아웃캐스트. 그들의 무기는 단연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어디로 튈 지 가늠할 수 없는 독특한 사운드와 자유분방한 가사일 것이다.

1994년 첫 싱글 'Player's Ball'을 발매한 이후 지난 8년간의 활동을 정리하는 시점에서, 아웃캐스트는 지금까지의 활동을 반추하고 한 편으로는 이후의 자신들의 행보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하는 의미에서 [Big Boi And Dre Present...Outkast]라는 타이틀의 베스트 앨범을 발표했다. 다소 의외인 것은 최근 발매되는 여타 아티스트들의 베스트 음반과는 달리 3곡의 신곡을 포함시켰다는 것인데, 단 3곡만으로도 그들이 또 한 번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일련의 히트곡 모음집에서는 볼 수 없는 재기 발랄함, 힙합 팬들이 그들을 반기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실험성 짙은 그들만의 음악, 그리고 화려한 데뷔
아웃캐스트의 탄생은 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틀란타의 트라이-시티(Tri-City) 고등학교에서 처음 만난 드레(Dre, 본명:Andre Benjamin)와 빅 보이(Big Boi, 본명:Antwan Patton)는 TLC의 앨범을 프로듀스 했던 오거나이즈드 노이즈 프로덕션(ONP, Organized Noize Production)에 의해 발탁되었다. 그들의 처녀작이었던 'Player's Ball'은 어셔(Usher), TLC, 토니 브랙스톤(Toni Braxton) 등 아티스트들의 곡들과 함께 [LaFace Family Christmas Album](1993)에 수록되었는데, 아웃캐스트는 이 한 곡으로 당시 힙합 음악계를 놀라게 할 정도로 커다란 센세이션을 몰고 왔다. 샘플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실제 악기 연주를 통해 얻은 소리들을 소스로 사용한 그들의 음악은 힙합과 남부 특유의 깊이 있는 소울을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다소 실험성이 강한 것이었다.

첫 싱글 'Player's Ball'은 빌보드 랩 차트에서 6주 동안 정상을 차지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를 계기로 LaFace 레이블에 안착한 아웃캐스트는 1994년에 데뷔 앨범 [Southernplayalisticadillacmuzik]을 들고 본격적으로 힙합 씬에 뛰어들었다. 데뷔 앨범에서부터 그들은 애당초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음악들을 선보였는데 힙합과 70년대 소울·재즈를 혼합한 음악으로 단번에 힙합 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이 앨범은 빌보드 R&B/힙합 앨범 차트에 3위로 데뷔했으며 힙합 전문지 더 소스 매거진(The Source Magazine)으로부터 마이크 4개 반(5개 만점)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음악적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또 1995년에 열린 소스 어워즈(Source Awards)에서 아웃캐스트는 최고의 신인 랩 그룹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웃캐스트의 사전에 불가능, 혹은 실패란 없다
1996년 8월, 아웃캐스트는 두 번째 앨범 [ATLiens]를 발표한다. 이 앨범은 발매되자마자 빌보드 앨범 차트 2위로 데뷔했으며 단기간에 150만장의 판매고를 돌파하면서 전작을 능가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첫 싱글 'Elevators (Me & You)'는 빌보드 핫 100 싱글 차트 12위, 랩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는데 특히 이 곡의 가사 중 "Me & you, your momma and your cousin too, rollin down the strip on vogues, comin up slammin cadillac doors"라는 부분은 미국 전역의 힙합 팬들이 찬송가를 부르듯 되뇔 정도로 유명했다고 한다. 세 번째 앨범 [Aquemini]는 전작의 성공을 되풀이하면서 1998년 10월에 앨범 차트 2위로 데뷔했다. 빅 히트를 기록한 싱글은 없었지만 평론가들은 그들의 진보적인 성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판매량 면에서도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이 앨범은 남부 특유의 사운드를 힙합 씬에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는 호평을 얻었으며, 광범위한 음악적인 소스와 실제 악기 연주로 구성된 그들의 음악은 [ATLiens]에서보다 훨씬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주면서 음악성과 대중성을 모두 만족시킨 앨범으로 기록되었다. 한 마디로 [Aquemini]는 90년대 후반 힙합계의 획기적인 사건이자 역사적인 이정표였다.

2000년에 발표한 네 번째 정규 앨범 [Stankonia]에서는 비트와 라임의 완벽한 조화와 함께 최근 각광받고 있는 힙합, 레이브(Rave), 드럼 앤 베이스(Drum n' Bass) 등과 7,80년대 훵크(Funk), 소울, 록 등을 한데 뒤섞은 음악을 선보였다. 팬들은 두 사람의 끝없는 실험 정신을 쌍수를 들고 환영했는데, 빌보드 앨범 차트에 2위로 데뷔했다는 점과 3백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는 점이 그에 대한 반증일 것이다.

'Player's Ball'에서 'Ms. Jackson'까지
아웃캐스트는 미국 남부 특유의 섬세한 소울과 부드러운 래핑, 그리고 ONP의 G-훵크(Funk)를 자신들만의 노하우로 적절히 혼합했는데, 이것은 90년대 후반 힙합계의 떠오르는 또 하나의 세력권이었던 이른바 더티 사우스(The Dirty South)의 전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웃캐스트는 공격적인 성향을 다분히 배제하고 멜로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며, 편곡과 가사 면에서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어쿠스틱 기타와 DJ 스크래치, 하모니커 등을 나란히 배치한 것은 남부를 제외하고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유래가 없는 일이었다) 그로 인해 아웃캐스트는 남부 힙합 씬에 혁신적인 새로운 경향을 전파시킬 수 있었다.

'Player's Ball'에서 'Ms. Jackson'에 이르기까지 지난 9년간의 그들의 역사를 한 눈에 접할 수 있는 이 앨범은 아웃캐스트를 논하고자할 때 빠뜨려서는 안될 곡들만이 수록되어 있다. [ATLiens]와 [Stankonia]를 제외한 나머지 앨범들이 국내에 정식으로 라이선스 되지 않았으므로([ATLiens]는 절판됐음), 아마도 그들의 이전 앨범을 접해보지 못한 팬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듯 싶다. 인트로(Intro)와 'Funkin' Around', 'The Whole World', 'Movin' Cool (The After Party)' 등 3곡의 신곡을 포함해 모두 16개의 트랙이 수록되어 있는데, CD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면 중간중간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곡의 배열이 절묘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특히 'The After Party'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된 'Movin' Cool'을 듣다보면 어느새 입가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띄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아웃캐스트의 새로운 음악들을 귀기울여 듣다보면 과연 이들의 음악적인 행보가 다음 앨범에선 어떤 방향으로 귀결될지 더욱 궁금해진다. 하지만 절대 속단하지 말자! 변화무쌍 혹은 예측 불가능, 그것이 바로 21세기를 맞는 힙합 팬들이 아웃캐스트를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일 테니까….

글 / 김현욱(pop4138@hanmail.net)
자료제공 / BMG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