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를 좇아 두리번거리는 음악탐험의 기록 DJ 안과장 『미인은 롹커를 좋아해』 DJ 안과장 DJ 안과장을 특징짓는 건 역마살이다. 오로지 재미만을 좇아 메탈과 블루스와 모던록과 일렉트로니카에 이르는 광범한 음악 세계를 섭렵하다 한때는 외계인이 되고 싶기까지 했던 나머지 이제는 무슨 음악을 하고 있는지 자신도 모르겠단다. 하지만 이러한 방황이야말로 모든 것이 뒤섞인 그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 낸 원동력. 그리고 이러한 모험의 성과가 2010년 4월에 발매된 첫 번째 앨범 『미인은 롹커를 좋아해』를 발표했다. 명색이 DJ인데 맨날 기타만 치고 노래하는 게 이상하다 생각하여 최근에는 각종 리믹스 작업에 몰두 중이다. 한편으로는 미인은 롹커보다는 돈 많은 사람을 좋아한다는 가슴 아픈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장래 희망은 회장. 앨범 『미인은 롹커를 좋아해』 어느 날 DJ 안과장은 외계인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전신에 외계인 옷을 쓰고 공연을 했다. 기타 하나 메고, 배에는 버튼을 누르면 목소리가 나오는 장치를 달고. 하지만 정작 공연을 시작하고 보니 머리에 쓰고 있던 외계인 탈 안에 담배 연기가 가득하여 노래를 할 때는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외계인이 되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바로 이것이 이 사람의 세계다. 탐험가가 황금에 환장하듯 그는 재미에 미쳐 이곳 저곳을 탐험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아예 새로운 존재 자체가 되려는 시도까지 일삼는다. 다섯 옥타브를 넘나드는 고음의 보컬에 매료되어 메탈 음악에 심취했던 것은 십대의 일. 그 후에도 언제는 모던록에 끌리고 언제는 블루스가 당겼다. 포스트 모더니즘이 그럴싸해 보여 살펴 보았고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라는 것도 그를 유혹했다. 어찌 보면 기구한 운명이다. 나이 서른에, 웬만한 이들은 도리어 음악을 그만 두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것도 음악의 세계를 끝없이 종횡하게 만드는 그의 역마살 때문이리라. 남다른 색깔을 지닌 그의 음악 세계는 이러한 탐험의 결과물이다. 하나의 노래에도 갖가지 장르적 요소가 뒤섞여 있으면서도 특이하게도 이러한 혼합이 혼란스럽다기 보다는 오히려 뭔가 정석적인 대중 음악의 무엇인가를 느끼게 한다. 본인 스스로는 그림 못 그리는 초등학생이 미술 시간에 뭐라도 표현하고 싶어서 이런 저런 사진을 오려 붙여 꼴라주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얘기하는데, 이러한 겸손함 때문일까. 아니면 사람들이 자기 음악을 들을 때 약간은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가볍게 씩 웃어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소박함 때문일까. 혹은 듣는 이가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음악이라면 별 의미가 없지 않냐는 명쾌함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특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음악 활동을 해 온 지 5년 만인 2010년, 첫 번째 정규 음반 『미인은 롹커를 좋아해』를 발표했다. DJ인 주제에 ‘롹커’를 내세운 앨범 제목부터 일단 심상치 않다 싶은데, 아니나다를까 결과물 역시 그의 음악 세계를 그대로 반영하여 온갖 종류의 음악의 혼재되어 있다. 개러지 록과 뉴웨이브의 혼종물인 ‘신비한 로맨티스트’부터 달콤한 멜로디의 ‘체리 파이’가 상상할 수 있는 범주의 차이라면 의외는 로파이 포크의 ‘랍스타’와 정통 메탈 ‘Rock’n Roll’일 것이다. 어찌 보면 난잡하다 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 난잡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세계가 일관성을 지니는 것은 그의 목소리가 갖고 있는 힘이다. 현재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며 해 오던 기존의 공연 방식을 버리고 4인조 밴드를 결성하여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멤버들과 함께 놀이터 같은 합주실에서 관객이 밴드를 실시간으로 조작하는 공연이라던가 3D 홀로그램으로 표현되는 입체 공연 같은 실현 가능성이 적은 이것 저것을 구상하는 중. ‘물론 돈이 들겠지만 돈을 안 들이고도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라니 기대해 볼 만 하다. 아, 대체 왜 안‘과장’이냐 묻는 분들이 많은데, 혹시 회사를 다니고 있으며 실제 직급이 과장인 거냐, 혹시 억대 연봉자인 것은 아니냐, 이런 식으로 궁금증을 표현하는 분들이 있다. 글쎄다. 만약 진짜 과장이면 어쩔 건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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