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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와 조화 / 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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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손준호와 조화 / 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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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목화
02. 두번째 나무
03. 좋아했지만
04. 일요일 밤
05. 지푸라기
06. 조제
07. 털신
08. 9월의 바람
09. 우그러진 맥주 캔
10. 아무것도 아닌

 

손준호와조화 [목화]

1. 목화
제주 동쪽 해안도로 실존하는 목화휴게소. 부족한 나를 채워줄 누군가를 바라고 기다리다 지금 이대로의 나로 그저 행복하다는 깨달음, 봄의 시작을 알리는 목화처럼 “지금 여기”가 나의 행복의 시작임을 일깨워 강의 이편에서 저편으로 나아갑니다.

2. 두번째 나무
나무가 되어 주겠다던 어린 날들의 치기 어린 자신감에서 좌절하고 시간이 흘러 다시 무언가의 희망을 품고 조금은 성숙해서 조심스럽게 누군가의 휴식이 되고 싶다는 마음, 첫 번째 보다 더욱 소중한 아니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한 두 번째 나무.

3. 좋아했지만
자의보다는 타인의 의지에 이끌리어 떠나게 된 여행, 그리고 그 여행 안에서의 혼란과 선택한 고립 기대하지 않았던 짧은 인연의 끈이 서울이 아닌 방콕에서 이어지는 인연의 놀라움, 믿을수 없이 아름다웠던 며칠과 강을 타고 흐르는 배 위에서 느꼈던 그녀의 머리 사이로 비추었던 찬란한 태양의 빛. 허망하게 남겨졌지만, 그 아름다움을 기억하고 폄훼하지 않으며 여기가 끝은 아니라 말하는 이.

4. 일요일밤
모든 이들이 조용히 한 주의 시작을 기다리며 잠든 일요일 밤, 혼자 남겨진 나는 지난 시간들을 생각하며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아픔을 반추하는 것이 희망의 시작임을 깨달으며 살아가려는 절실함이 일요일 밤 안에 있다.

5. 지푸라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누군가에게 지푸라기라도 되고 싶은 절박함, 언젠가는 꽃을 피우는 난처럼 10년을 하루 같이 하루를 10년 같이 마지막 밤을 묵묵히 바람에 흔들리는 지푸라기처럼 존재하는 모두에게.

6. 조제
10년의 시차를 두고도 영화는 변하지 않았지만 나는 츠네오에서 조제가 되었고 누군가는 조제에서 츠네오가 되었다. 어느 누군가도 떠나는 이에서 남겨진 이가 되고 남겨진 이는 떠나는 이가 되어간다, 이렇게 남겨진 것들이 그 시간이 있었음을 이야기하고 뒤로는 돌아갈 수 없는 앞이라는 한 방향만이 남겨진 이제는 없어진 비디오테이프가 있다.

7. 털신
가장 더운 곳에서 느끼는 가장 서늘한 그리움, 외로움을 피해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었지만, 그 외로움은 어디로든 나를 따르고, 잊었다고 생각하던 아픔과 그리움은 불쑥 나타나서 어느 곳도 차가운 얼음장으로 만들어 버린다, 잠시라도 누군가를 따뜻하게 해줄 털신과 국밥 같은 곡이 되길.

8. 9월의 바람
타는듯한 더위가 지나가고 하늘이 아름다워지는 바람이 부는 9월은 지난겨울의 기억이 불쑥 찾아와 나를 휘감아 태워 그 시간과 공간 속으로 데리고 간다.

9. 우그러진 맥주캔
간밤에 나를 달래주던 만 원에 4개짜리 위로는 우그러져 아침의 나를 기다리고, 세상에 나아가 새로운 걸음을 걸어야만 하는 나를 붙잡아 두고 가까이 가지도 도망치지도 못하는 거리 안에서 헤매게만 한다.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그때의 나에게 되묻고는 우그러진 내가 되어간다.

10. 아무것도 아닌
무엇이라고 믿었던 우리는 무엇이라 믿었던 믿음 속에 숨어 있었을 뿐 각자의 자신이 되지 못한다면 우리도 존재할 수 없고 그때의 우린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서로를 채우고 있었을 뿐이다.

처음 노래하는 사람이 되었을 때 무언가에 이끌리어 노래하지 않으면 안 될 고통을 마음에 품고 이야기를 써내고 소리를 질렀다. 그와 같이 흘러 노래를 부르고 새 곡들을 만들어 내고 이제는 내 안의 무언가에 끌려다니지 않고 지금의 나로서 노래를 짓고 부르는 사람이 되어 감을 느낀다. 이제서야 진정한 시작이고 나에게 있어 봄이라고 느낀다. 이 앨범이 봄의 시작을 알리는 목화가 되기를 남은 나의 사계절의 등대가 되어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는 버팀목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손준호(손준호와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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